가족방/Kim's

님을 향한 노래

프리맨10 2019. 7. 29. 14:43

 

아~ 이럴수가

나에겐 친구같은 형이였는데..

아직도 꿈인지 현실인지, 꿈같은 현실이 믿어지지 않으니 어찌하면 좋을꼬

지난 겨울 따듯한 남쪽지방 치앙마이에서 같이하기로 굳게 약속했건만...

이게 무슨 일이던가

언제가 우리곁을 떠날것을 염려하고 예견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홀연이 우리곁을 떠나고 보니 가슴이 무너져 내립니다..

우리가 어떤  형제들인데

감성이 풍부하고  배려심 많은 우리형제들

그저 보면 마냥 좋고 서로 눈빛만 봐도 알수있는 것을...

 

어릴적 저녁을 먹은 후면 으레 대청마루에 걸터앉아

"동심초""엄마야누나야" 합창을 하곤 했었지

여름날 밤이면 냇가 방천뚝에 나가 달리기도하고,  모래밭에서 씨름도하고

신사보 도랑에서 조갑지도 줍고, 고기도 잡고

고등학교, 대학시절 외지에 유학 나와  한방에서 같이 딩굴었던 친구 같은 형 

구미에 병원을 개업한 후에도  30여년이 넘게 같이 하면서

집안에 행사가 있는 날이면 으레 전날 저녁부터 형제들 모여

 전야제로 밤을 세웠던 우리 형제들이 아니던가

이러한  추억들을 공유한  우리 형제들

만나면 궂이 무슨 긴말이 필요할 것인가.

 

 누구 먼저 가지 말고 오래 오래 같이 하자던 굳은 약속을 저버리고

 홀로 이렇게 홀연이 떠나면 어쩌란 말인가.

비감(悲感)에 젖어 자꾸 흐르는 눈물 감출수가 없읍니다.

 

   회자정리(會者定離)라 만남뒤엔 이별이 당연한 이치라면

이별 뒤에 만남 또한 당연한 것임을 나는 믿습니다.

 이제 천국에 미리 자리잡고  편히 쉬고 있을 옥배형

 

술한잔 기울이며 웃음짓는 선한 얼굴로

"이 아름다운 세상 소풍왔다가  한바탕 잘놀고 나 이제 돌아가노라" 며

 껄껄 소리내어 웃은 형의 목소리가 내 귀전에 들리는듯 합니다.  

이제는 불러봐도 메아리 되어 다시 돌아올 형의 이름을  크게 한번 불러 봅니다.

옥배혀~~~~ㅇ!

 

 


애닯픈 마음 달랠길 없어 내마음을 실어 헌시(獻詩)를 올립니다.

 

님의  침묵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려 갔습니다.
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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